이별을 말 할 수 있기까지
나는 너의 이름, 세글자 만으로도
가슴 떨리도록 사랑해야 했다.
그 마음으로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을
4바퀴 걸어와야 했으며
때론 아이처럼 우린
세상 두려울 것이 없어야 했다.
함께 웃으며
소소한 시간 속에서
서로에게 완전한 하나가 되길
숨죽여 기도 해야 했고
그 때론
진심이 아닌 말들로
상처를 입고, 입혀야 했으며
화해와 용서로
단단해질 줄 알아야 했다.
고백 없이도
나날이 서로의
진심을 헤아릴 수 있어야 했으며
잦은 오해와 갈등 속에서도
믿음을 말하고, 껴안기를
주저함이 없어야 했고
수 많은 편지로
우린 함께
세상을 그릴 수도 있어야 했다.
처음 입 맞추던 설레임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으며
첫 정사 후
너를 뜨겁게 껴안고
너에 귀에 속삭이길
'내가 감히 너에게 영원을 약속한다'
오롯한 진실을 말할 수 있어야 했다.
나는 군대에 다녀와야했고
너는 기다림을 배워야 했다.
나는 그리움을 배워야 했고
너는 끝 없는 이해를 배워야했다.
너에게는
설명하기 어려운
유혹이 존재해야 했고
나에게는 원망이
존재 해야 했으며
이해의 영역이
우리를 넘어서도록
1분 1초를 기도해야 했다.
때론 지친 마음으로
엉망이 되더라도
마음이 서있는 자리는
언제나 제자리에서
발을 떼지 않는
믿음으로
시간과 함께 걷는 법을
배워야 했다.
어느덧 우린
약속에 무뎌져야 했고
서로에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변명 하에 사랑을 말하는 것이
죄책감 처럼 다가서야했다.
혹여 지금 서로를
놓쳐 버리면
슬픔을 붙들고 있어야 하진
않을까 두려워야 했으며
끝을 인정하는 서로를
바라 볼 수가 없어야 했다.
점점
말할 수 없는
비밀들은 늘어가야 했고
마음의 짐은 커져가야했다.
그럼에도
그대 없는 삶을
상상하는 것이 어려움으로 남아야 했으며
진실과는 멀어진
서로의 눈빛을 봐야 했다.
서로를 받아드리는
문은 좁아 져야 했고
추억은 추억일 뿐이라고
말 할 수 있어져야 했다.
더 이상 함께라는
의미에 대해 특별함이 없음을
인정해야 했고
함께 그리는 기억이란
그림이 우리의 손에서 멀어져야 했다.
우린
붓을 놓아야 했으며
물감은
떨어지고
마음은 가난해져야 했다.
그럼에도 이별이란 것이
영원 만큼이나
불가능 하다고 생각해야 했으며
4년이란 시간에 대한
설득만이 남아야 했다.
너에게서
사랑을 배우기 까지
4년이란 시간이 걸렸고,
이별을 말할 수 있기까지
4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이토록
이별을 우리의 이별이라고
말할 수 있기까지
나는 너를 사랑해야 했다.
'전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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